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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투데이 "채용 공고 없지만 오늘도 자소서 씁니다" 취준생 김씨의 하루
    뉴스 2020. 8. 4. 18:00

    [엎친데 덮친 청년 취업]①

    [편집자주] 오늘도 취준생(취업준비생)은 ‘자소서’를 쓴다. 채용 공고가 없어도, 우선 쓰고 본다. 그래야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서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상반기 취업시장은 무너졌다. 청년층(15~29세)이 느끼는 체감실업률 26.8%로 역대 최고치다. 무너진 취업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지은씨(가명·26)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취업시장에서 김지은씨는 말 그대로 공(空)쳤다. 취업 성수기인 4월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고, 많은 기업이 상반기 공채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7~8월 더위와 함께 찾아온 것은 텅 빈 채용 게시판이다.

    김씨는 2018년 지방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지인의 추천으로 운 좋게 바로 취업에 성공했으나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3개월 만에 그만 두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서울로 올라와 시작한 ‘취준생’ 생활이 벌써 10개월째다.

     

    코로나19+취업비수기, 취업문이 닫혔다...알림 멈춘 채용공고 게시판


     

    요즘 김씨는 느지막이 오전 10시쯤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하는 것은 채용 공고 사이트와 취업정보카페 ‘독취사(독하게 취업하는 사람들)’나 ‘스펙업’을 돌아보는 것. 하지만 기대한 채용 알림은 없다. ‘코로나19’로 상반기 채용문은 급격히 좁아졌고, 그나마 이제는 아예 닫힌 상태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토익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오후 8시까지 카페에서 공부를 한다. 짬짬이 '문송합니다' 혹은 토익 영어 카톡방과 같은 카카오톡 오픈 대화방을 들어가 새로운 정보가 있는지 확인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서다.



    채용 공고가 사라지면서 할 일이 없어졌다. 4~5월에는 그나마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은 할 일이 없다. 하반기를 대비해 자소서를 미리 써보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다. 게을러서 취업을 못하는가 싶기도 하고 주변사람들과 비교하며 ‘나만 못났나’하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낀사람’으로 1년 가까이 지내면서 자존감도 자신감도 땅에 떨어졌다. 답답한 마음에 지인들에게 많이 하소연도 해봤지만 이제는 혼자 고민한다. 매일 똑같은 고민이라 주변에 털어놓는 것도 미안해져서다.

    ‘취업은 했니?’라는 질문을 피해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만나는 자리도 잘 나가지 않는다. 하루 일과가 일정하지 않고, 자취를 하면서 끼니도 대충 챙기기 일쑤다. 대인기피증, 무기력증을 겪다가 심지어 가벼운 우울증도 몇 번 찾아와 상담도 받았다. 기분 전환을 위해 요즘은 잠들기 전 꼭 산책을 한다.

    돈 벌려고 구직하는데, 벌써 돈이 필요하다...결국 백화점 주말 알바


    '돈’은 항상 김씨의 적이다.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구하는 것인데, 구직활동 자체가 돈을 부른다. 주 3일 수업하는 토익 학원은 1달에 16만5000원이고 토익 스피킹 수업은 10일 단기 코스가 15만원이다. 각종 교재와 수 차례 결제하는 시험 응시료를 더하면 부담이 매우 크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생활비도 든다. 월세, 교통비, 식비, 공과금 등 자취 비용과 취업 준비 비용을 합하면 한 달에 100만원가량 필요하다. 모아둔 돈과 고용노동부에서 6개월간 50만원씩 지원해주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으로 버텼지만 부족했다.

    결국 주말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있다. 고객을 상대하는 하는 일이 쉽지는 않고, 때로는 갑질에 서럽다. 그럴 때마다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곳으로 취직하자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는 채용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9월이 되기 전 어학점수 더 높이는 것이 김씨의 목표다. 신입채용에 경력직들이 지원하는 상황 속에서 무경력 취준생은 정말 설 자리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취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친구들도 생긴다. 집안이 여유로우면 대학원을 가거나, 스펙 쌓기를 포기하고 공무원시험에 뛰어든다. 김씨는 ‘1분1초’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까운데, 뭘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흔한 '취준생 김씨'의 이야기...청년층 체감실업률 26.8% '역대 최고'


    취준생 김씨의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가 됐다. 올해 취업시장은 ‘역대급’으로 얼어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7%로 같은 달 기준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훨씬 더 높다. 실업자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취업준비·공무원시험 준비)까지 포함한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6.8%에 이른다. 201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특히 ‘코로나19’는 취업시장 구조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기존 취업 준비생은 물론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까지 더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신입 공채에 지원하고 있다.

    상반기 채용이 미뤄지고, 취소되면서 쌓인 ‘취준생’에 직장 초년생들까지 취업시장에 가세하면서 취준생이 느끼는 경쟁률은 과거보다 더 높아졌다. 취업을 준비 중인 강모씨(25)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의 신입 채용에는 엄청난 경력자들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IMF 이후 최악의 고용 상황으로 실업자도 많고, 조만간 개선되기도 쉽지 않다”며 “최근 고용 시장이 안 좋다보니 공공부분 쪽으로 취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고용 확대는 민간이 자발적으로 할 때 효과가 크다”며 “지금은 기업이 (고용 경직성 등을 이유로) 고용을 두려워하는데, 기업의 기를 살려서 기업 스스로 부담 없이 많이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취업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news.mt.co.kr/mtview.php?no=2020073115023612078

     

    채용공고 사라진 게시판, 매일 '연습용' 자소서 씁니다 - 머니투데이 뉴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취업시장에서 김지은씨는 말 그대로 공(空)쳤다. 취업 성수기인 4월은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고, 많은 기업이 상반기 공채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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