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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기자24시] 코로나 시대, 대학생은 호갱이 아니다시사 2020. 7. 31. 13:51
`허겁지겁, 그럭저럭.`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원격수업이 실시된 지난 1학기 대학들의 대처는 이 여덟 글자로 요약된다. 대학들은 전체 교과목의 1% 내외였던 온라인 강의를 100% 가까이 확대하고, 학생들에게 수강신청 학점에 따른 수업을 제공하는 데 급급했다. 수업의 질과 평가의 공정성을 보장해달라는 학생들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지만 그사이 1학기는 지나갔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의 학습 경험은 바닥을 찍었다.조악한 음질·화질, 줄어든 수업 시간, 단축된 수업 시간에 비례해 늘어난 과제물, 위키피디아를 `복붙(복사 붙이기)`한 강의자료 등 고등교육기관이라는 명성이 아까운 사례가 대학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 도리어 빛난 강의도 있었다. 무선마이크와 4K웹캠을 구비해 최고 품질의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애쓴 이명무 한국외대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 수업시간은 꽉 채우고 과제물은 최소화해 단행본 한 권 분량이 나올 만큼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오종우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 등이 일례다. 두 교수는 각 대학 강의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지난 1학기 학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강의들에는 교수의 노력이 돋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온라인에 적합하게 기존 교안을 재구성했고,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했으며, 피드백에서 개선점을 찾았다. 강의실 대신 카메라 앞에 서야 했던 촉박한 상황은 모든 교수에게 똑같이 주어졌지만, 이 같은 노력이 깃든 강의는 일부 열성적인 교수의 예외적인 사례로만 남았다.
2학기 개강을 한 달여 앞두고 대학들은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에 처했다. 대학들은 원격수업 우수사례를 정리하는 한편, 본부 차원에서 온라인 수업 설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1학기 우수 원격강의 사례를 2학기엔 더 확산시키겠다는 목표다. 대학들이 2학기에 `등록금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수업의 질을 높이는 정공법만이 필요하다. 이미 시행착오를 겪고, 방학 동안 재정비할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학기가 또다시 그럭저럭 지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큰 실수다. 학생들은 `호갱`이 아니다.
[사회부 = 문광민 기자 door@mk.co.kr]www.mk.co.kr/opinion/journalist/view/2020/07/77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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